1999년

청도 운문사를 찾아서 1999-10-23

산솔47 2011. 3. 31. 15:14

 

99-10-23  청도 운문사를 찾아서..
이른 새벽
나는 상큼한 새벽공기 마시며 영등포역에서 새벽기차에 몸을 싣는다. 
참으로 오랫만의 기차여행이다. 마음이 설래이기까지 한다.  
새벽안개 가르며 기차는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창밖 안개속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불빛들이 정겹기만하다.
저런것들이 다 여행자들에게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이리라. 
새벽에 일찍 일어났기에 졸립기도 하련만 정신은 멀뚱멀뚱하다.
때로는 도시를 가로 지르고, 마을어귀를 지나고, 산속을 지나고, 
들판을 지나  터널을 지나고 강을 건너 기차는 시골냄시 물씬 풍기는 시골을 지나는가 했더니
안내방송에서 '청도'란다.
청도... 
청도는 시골냄새가  물신 풍기는 전형적인 예날 시골장을 가기위해 버스를 타고 내릴때 
느끼는 그런 느낌을 준다. 
청도역에서 내려 왼쪽으로 돌면 바로 왼쪽으로 허스름한 식당이 나온다.
의성식당이란 식당간판 보다 "원조할매 추어탕"이란 글씨가 더 크게 보인다.
홀에 조그만 식탁 4개가 놓여있는 시골식당 그 자체다. 
추어탕... 국물이 찐하고 얼큰해서 좋았다.  
새벽기차로 여행하는  여행객들에게는 여행의 진가를 더욱 찡하게 느끼게 해준다. 
시골행 완행버스에 몸을 싣고  옛날같으면 먼지를 날리며 달길길을 이제는 아스팔드로 
말끔히 포장된 길을 잘도 달린다. 
오전 11시경인데 시골 할아버지,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많이 탄다.  
인심이 참 좋을것만 같은 시골의 이웃 형제들이리라.  왁자지껄... 웃고..
떠들고, "스텁..."하고 소리지르는 사람 등등 재미있는 풍경이다.
창밖으로 보는 마을, 논 밭들이 추수를 이제 거의 끝나가는 모양이다.  
풍요로는 가을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도는 감의 고장인가보다.  
창밖으로 보이는 곳곳에 감나무에 빨갛게 익어가는 감들이 예날생각을 하게한다.
그 옛날 시골에서의 추억들...
빨간홍시를 따먹기 위에 그 높은 감나무에 올라 장대를 휘두르던 일,
감 따먹는다고 아버지한테 혼이 나던일 등이 머리를 스쳐간다.
지금은 먹을것이 많아서인지 감 따먹는 사람이 없는가보다. 
뻐스는 산을 돌고 들판을 지나 저수지를 끼고 돌아서는 냇가를 지나 산속에 접어들더니 
새로 닦은듯한 정류소에 손님을 모두 내려준다. 이곳이 '운문사'란다.
낙옆이 지고있는 숲길을 조금 걸어가니 계곡물이 맑게 흐르고 있다. 바위들이 아름답다.
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는 모습들이 산사의 이미지를 물씬 풍긴다.
아니나 다를까 그리 오래 걷지도 않았는데 절이 보인다. 
아름답운 산사 이름도 아름다운  "운문사".....
포근하고 정감이 느껴지는 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침 비구니 두분이 큰북을 치고있는데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감상을 하고 있었다.  
발길을 가까이 하여 한참을 넋을 잃고 감상한다. 
춤을 추듯 움직이는 몸동작이 마치 선녀같다고나 할까?
산사의 아름다운 북소리가 사람의 마음을 편온하게 한다. 
두사람이 어쩌면 저렇게 박자를 잘 마출까? 모든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파고들리라. 
그곳을 떠난 지금도 그 모습과 북소리리가 눈에 선하다.  
언젠가 다시한번 찾고싶어지는 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을 읽는 이들이여!
언젠가 한번 시간을 내서 찾는것도 좋을것같아 가을여행의 아름다운 추억의 필을 여기서 
줄일까 합니다.  
직접 느껴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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