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북한산 9시간의 사투기 2004-10-24

산솔47 2011. 3. 21. 20:30

2004-10-24  9시간의 북한산 사투

☞. 참가회원

08:30분
시외로 가는 704번 시내버스를 타고 솔고개에서 내린다.


☞. 등산코스

솔고개 →9봉 →귀신집 →출렁다리 →숨은벽 →호랑이굴 →백운대 →인수봉 →인수산장 →깔딱고개 →
영봉 →육모정고개 →우이동유원지 (총 9시간)

09:10분
곧 바로 능선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쉽지않은 오르막길이다.
이곳은 매표소가 없다. 입장료 11,200원을 아끼는 순간이다.


☞. 9봉을 넘어서~~

오늘 등산은 제법 어려운 등산이 될것 같은 예감이 든다.
박영택회원이 주선을 했는데...
그래도 43열린산악회에서 내노라~~하는 베테랑들만 모였기 때문이다.

숨은벽을 향해 가는데 먼저 크고 작은 봉우리 9개를 넘어야 한단다.
땀을 뻘뻘 흘려 능선에 올라섰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북한산 숨은벽 능선은 저 건너편에 있는게 아닙니까?

지금
우리는 북쪽에서 시작해서 북한산 외곽을 돌아서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제1봉부터 예스럽지가 않다.

그러나 2봉부터는 봉우리인지 아닌지 그리 어렵지 않게 넘어섰다.
그래도 중간중간 바위를 타고 넘는데가 있어 나름대로 등산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제9봉이 보기에 아찔해 보인다.
왕관봉이라도 한다는데... 실제 초보자나 담이 약한 사람은 오르기가 어려울것 같다.

칼처럼 날카로운 바위를 가슴에 안고 넘는데는 순간 아찔한~~~ 현기증이 일어난다.

11:00 정각
아직 오늘의 본 등산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3시간이 지나간다.


☞. 귀신 집

제9봉을 지나 오른쪽으로 계곡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한참을 걷는데.. 박영택회원이 조그만 막사같은 집을 가르키면서 들어가 보라고 한다.
이름하여 귀신 집~~

군인들의 담력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것 같다. ~~귀신 집 설명 생략~~

한참을 더 걸어 아름다운 계곡에 도착한다.
출렁다리도 있고.. 출렁다리를 넘어서 넓은 마당바위도 있어 한 여름 노기에 안성마춤이다.
그러나 이곳은 군인들의 휴양지란다.

12:00 정각
우리는 이곳 넓은 마당바위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점심이래야 구파발에서 사온 김밥이지만 막걸리 한잔에 점심은 말할 것도 없이 꿀맛이다.
이곳에서 점심과 휴식으로 40분을 보낸다.


☞. 숨은벽

이제는 숨은벽을 향해 본격적인 등산을 다시 시작한다.

숨은벽은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를 뚫고 하늘을 향해 놓여진 천국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형상을 하고 있는 암릉과 암벽들...
그런 모습이다.

숨은벽 암릉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긴 원뿔 모양을 하고 있다.
좁은 암벽의 좌우로는 깊은 낭떠러지가 있어 아찔하고 암릉은 도저히 오르는 길도 없어 보인다.

백운대와 인수봉 뒤에 숨어서 잘 보이지 않는 바위능선.. 숨은벽
인수봉 뒤에 숨어있는 바위능선.. 설교벽

아무리 봐도 너무 아름다워 발길을 그냥 돌릴 수가 없다.
실로 북한산의 다른 어느 코스에서도 볼 수 없는 놀라운 자연의 신비스러운 작품이었다.

거기에 아름다운 가을단풍은 등산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눈이 부셔 차마 쳐다볼 수가 없다.

14:00 정각
웅장한 숨은벽의 그 모습에 감탄을 하면서 우측의 계곡길로 내려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호랑이 굴

V자 안부에서 백운대 쪽으로 우측 바위를 올라서면 굴이 하나 보이는데 입구가 너비 약 1m 높이 약 50cm 정도의
호랑이굴이 보인다.

밖에서 보면 전혀 굴 같지가 않다.
바위 홈으로 기어서 머리를 들이 밀어보면 바위가 아래 위로 쫙~~ 갈라져 틈을 만들고 있다.
그 틈새로 기어 들어가서 반대편으로 나오면 바로 백운대 정상으로 오를 수가 있다.

앉아서는 진행할 수가 없어서 배낭을 먼저 앞으로 보내고 낮은 포복으로 약 5m쯤 들어서니 안은
우측의 출구 공간에서 빛이 들어와 훤하다.

바위와 바위 사이의 공간은 여전히 약 1m쯤 이었기 때문에 운신하기가 어렵고 상하의 두 바위가
약 45도 정도로 같은 방향으로 기우러져 있기 때문에 몸은 자꾸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허나
우리는 굴안에서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반대로 위로 스파이더맨처럼 기어서 올라간다.
사람 몸 하나 겨우 빠져나갈 만한 틈으로 머리를 내밀고 발로 밀어서 위로 솟구쳐 올라간다.

세상에 이런 굴이 다 있다.
굴안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것보다 더 어렵고 힘들지만 그 만큼 묘미가 더 있다.

호랑이 굴에서 빠져나와 직벽을 기어 올라가서는 다시 밧줄을 타고 백운대로 오른다.

15:00 정각
이곳까지 무려 6시간을 걸었는데 이것이 끝은 아니다.


☞. 백운대

백운대에는 정상에서 내려가는 사람과 정상을 오르는 사람들로 완전 교통체증이다.
주차장을 방불케한다.
우리는 밧줄을 밖으로 타고는 위험한 곡예를 하면서 겨우 내려온다.
그래도 빨리 내려왔다.

위문으로 내려서기 전에 왼족 인수봉을 향해 방향을 튼다.
영봉을 가기 위해서다.
백운산장을 거쳐 인수산장까지 내려가도 되지만 사람이 워낙 많아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인수봉 아랫길을 택한다.

인수봉 아랫길은 아름들이 바위들로 내려가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곳의 단풍은 그야말로 빨간 물감을 사방에
풀어놓은듯 사방이 온통 새발갛다.
      
16:00 정각
빨간 단풍길을 따라 인수산장에 도착한다.


☞. 영봉

도선사길을 따라 걸어가다가 깔딱고개에서 우측으로 영봉을 향해 다시 등산을 시작한다.

16:15분
이제는 천근만근 하는 다리를 이끌로 한참을 올라가니 영봉이란다.

나 아닌 나머지 6명은 잘도 걷는다.
우리 나이에 저렇게 잘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다.

영봉에서 우이동으로 하산을 하다보면 오전에 올라온 9봉과 만나게 된다.

이제는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한다.
계속 내리막길을 걷지만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바위를 타고 내려가는 길이 많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계속 가야만 한다.
육모정고개라는 곳을 지나 다시 산을 오르는가 싶더니 오른쪽으로 우이동을 향해 하산한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여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서두른다.

다리는 천근만근이라 힘은 들지만 그래도 내려가야만 하니 계속 내려간다.
어둠과 싸우면서 말이다.  "어둠아!! 조금만 기다려 다오........"

오후 18:10시
우이동 유원지 큰길에 내려 오자마자 어둠이 내려 길이 보이질 않는다.
조금만 늦었어도 어두워 큰 고생 할뻔 했다.

아침 09:10분에 시작한 등산이 저녁 18:10분에 끝이난다. 무려 9시간


※. 오늘 등산은
    백운대를 가운데 두고 북쪽에서 변두리로 반바퀴 돌아서는 한 가운데 계곡 깊숙히 내려갔다가는
    다시 백운대를 정상을 향해 올라가서는 다시 동쪽능선을 따라 반바퀴를 마져 돌아
    처음 반바퀴를 돈 지점에서 만나 우이동으로 하산하는 등산이다.

※. 오늘 등산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바위를 타고 기어오르고.. 기어 내리고.. 밧줄을 잡고 기어 오르고.. 기어 내리고..
    그냥 걷는 길 보다 이런 길이 너무 많은 등산이다.

오늘 참석하신 회원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보람된 하루였구요!!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