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북한산 수문벽-호랑이굴 산행기 2004-10-10

산솔47 2011. 3. 21. 20:30

북한산 수문벽-호랑이굴 산행기

2004-10-10

09:00 정각

43열린산악회 10월 정기산행 참가자 10명은
구파발에서 송추행 시외버스를 타고 효자비 마을에서 내려 좌측(매점옆길) 등산길을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산속으로 부지런히 걸어가는데 작은 삼거리가 나오고 입장료를 받는 아저씨 두분이 계신다.

밤골에서 내려 등산을 시작해야 되는데 입장료를 줄이기 위해 한 정거장 전에 내려 등산을 시작한것인데...

약싹바른 생각을 하는 등산객들이 많은가 보다.

어쩔 수 없이 입장료 16.000원을 내고 밤골에서 오르는 그럴듯한 등산길로 접어든다.

계곡 등산길을 따라 오르다가 왼쪽 능선을 타고 오른다.
부지런히 능선을 향해 오르면 앞에 백운대 뒷편의 아름다운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역광이라 뚜렸하게 볼 수는 없지만 벌써 단풍이 아름답고 눈부시게 그 자태를 자랑한다.

사진 촬영을 했지만 잘 나오지는 않으리라.

눈앞에 펴쳐지는 경치는
아~~~ 얼마나 아름다운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숨은벽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를 뚫고 하늘을 향해 놓여진 천국으로 올라가는 사다리 형상을 하고 있는 암릉과 암벽들...
그런 모습이다.

좌측 인수봉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암석 설교릉과 우측 백운대, 염초봉으로 흐르는 암봉이 이루는 협곡사이에
우뚝 솟아올라 첨봉을 이루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양 협곡에는 숲이 우거져 바위들만이 갖는 단조로움에
아름다운 색의 조화를 더해 주고 있었다.

숲은 숨은벽 능선의 좌측에도 길게, 백운대의 뒤쪽까지도 넓게 퍼지면서 암벽과 잘 어우러져 있었다.
실로 북한산의 다른 어느 코스에서도 볼 수 없는 놀라운 자연의 신비스러운 작품이었다.

숨은벽 암릉은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긴 원뿔 모양을
하고 있었다.
좁은 암벽의 좌우로는 깊은 낭떠러지가 있어 아찔하고 암릉은 도저히 오르는 길도 없어 보인다.

거기에 아름다운 가을단풍은 등산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하다.

설악산의 단풍이 다음주에나 절정이라는데...
이곳 수문벽의 단풍은 이미 아름다운 그 자태를 뽑내고 있는것이 아닌가?

다음주에는 더 아름다울 것이고.. 그 다음주에는 눈부시게 더 아름다울 것이다.

10월말일 주에는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그때는 눈이 부셔 차마 쳐다볼 수가 없을 것이다.

웅장한 숨은벽의 그 모습에 감탄을 하면서 우측의 계곡길로 내려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조금 걷다보니 맑고 시원한 샘물이 있어 목을 추기고 샘터에서 잠시 쉬어간다.

아주 가파른 길을 한걸음 한걸음 오르니 하늘이 터지면서 V자 안부가 눈에 들어온다.
V자 안부는 숨은벽 능선의 최고봉인 768.5봉과 백운대 사이의 한 사람이 겨우 넘어 갈 수 있는 좁은
안부였는데 이곳을 넘어 아래로 내려가면 위문과 백운산장사이의 길과 만난다.

V자 안부

V자 안부에서 백운대 쪽으로 우측 바위를 올라서자마자 좌측으로 보니 굴이 하나 보이는데 입구가
너비는 약 1m 높이는 약 50cm 정도이었다.

이곳은 아는 사람이나 알고 있는 바로 그곳이다.

호랑이 굴

밖에서 보면 전혀 굴 같지가 않다.
바위 홈으로 기어서 머리를 들이 밀어보면 바위가 아래 위로 쫙~~ 갈라져 틈을 만들고 있다.
그 틈새로 기어 들어가서 반대편으로 나오면 바로 백운대 정상으로 오를 수가 있다.

앉아서는 진행할 수가 없어서 배낭을 먼저 앞으로 보내고 낮은 포복으로 약 5m쯤 들어서니 안은
우측의 출구 공간에서 빛이 들어와 훤하다.

바위와 바위 사이의 공간은 여전히 약 1m쯤 이었기 때문에 운신하기가 어려웠고 상하의 두 바위가
약 45도 정도로 같은 방향으로 기우러져 있기 때문에 몸은 자꾸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려고 한다.

호랑이굴을 빠져 나오면 바로 가파른 암벽이라 주의해야 한다.

한번 가 보세요.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호랑이 굴에서 빠져나와 직벽을 밧줄을 타고 백운대 정상으로 오른다.
백운대에 올라가니 이날 따라 감회가 새롭다.

그 동안 북한산 등산을 수없이 많이 해 왔지만 호랑이굴 등산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일행은 뿔뿔이 헤어져 일부는 백운대 정상에... 일부는 벌써 내려가 백운산장에 있단다.
백운산장에서 합류한 일행은 우이동 도선사주차장까지 한참을 걸어 내려간다.

도선사버스를 타고 큰길까지 내려와서는 시원한 막걸리와 해장국으로 오늘의 등산을 마무리 한다.
수고들 많이 했습니다. 특히 전칠규 아주머님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오후 14:00시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