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제주도 한라산-마라도까지 여행기 2000.9/26-9/27

산솔47 2011. 3. 31. 15:30

제주도 '마라도-용머리해안-한라산' 여행기

2000.9/26-9/27

 

2000년 9월26일

우리부부는 친구부부와 함께 4명이서 제주도를 여행한다.

첫째날

[마라도-용머리해안 여행]

2000년 9월26일 아침07:00 대한항공 이륙 08:10분 제주공항 도착.

택시를 이용해 09:15분 '모슬포항'에 도착한다. 모슬포항은 송악산 바로 밑에 있다. 시간의 여유가 있어 택시를 타고 송악산에 올라간다. 예전에 구경을 한 곳이다. 송악산은 절벽이 유명한 곳이다. 깍아지른 듯한 절벽이 아찔하게 현기증을 느낄 정도다. 다시 내려와..

 

마라도 가는 선편의 표를 사고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배가 고동소리를 내며 출발. 배는 송악산을 오른쪽으로 두고 지나간다. 중간에 오른쪽으로 좀 크다싶은 섬이 보이는데 '가파도'란다. 연안부두를 연상케하는 도시이다. 집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등대..

 

10:30 마라도에 도착한다. 우리나라 최 남단에 위치한 섬 '마라도'.. 와보고 싶었던곳이다. 섬에 오르니 넓은 초원에 잔듸가 깔려 있고 '통일기원탑'이 있다. 횟집이 있고 가게도 있다. 짜장면 집도 있다. 선전문구가 눈에 쏙 들어온다. '짜장면 시키신 분.." 꼭대기에 등대가 보이고 천주교가 보인다.

 

오른쪽 해안을 따라 일주를 시작한다. 절을 짓고 있다. 이 섬에 천주교와 불교 성전이 있는것이다. 한참을 돌아 마라도에서도 최남단.. '최남단'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부표만 떠있는 '이어도'를 빼고는 최남단인 것이다. 바닷가로 내려가 본다. 너무 맑은 명경같은 바닷물에 손을 담가 본다. 바닷가 언덕에 바닷바람을 맞으며 '백년초'가 무리를 지어 살고 있고 꽃을 피었다.

 

천주교 성전.. 이름도 어려운 '뽀르지옹꿀라'.. 아마 외국인 선교사가 지었나 보다.. 바로 정상에 마라도 등대를 지나 다시 내려오면 한바퀴를 다 돌게된다.

 

12:00 마라도를 출발. 12:35분 다시 모슬포항에 도착. 택시를 타고 가까운곳에 있는 '산방산' 바로 밑에 있는 '용머리 해안'으로 간다. 용머리 해안은 변산반도에 있는 '채석강'을 연상케 한다. 책을 수만권 쌓아 놓은것 같은 절벽이다. 바닷가로 상당히 길게 뻗쳐있다. 해녀 아줌마들이 직접 잡았다는 생선회와 소주 2병을 4명이서 거뜬히 마신다.

 

한바퀴 돌아 '산방산' 바로 밑에 있는 '산방사(절)' 주차장에 도착. 14:30분 버스를 타고 서귀포를 거쳐 제주에 도착. 내일 아침 일찍 '한라산'에 올라가기로 하고 버스정류장 부근에 숙소를 정한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내일 아침식사와 점심 도시락을 부탁한다. 기꺼히 해주겠단다. 갈치조림으로 저녁과 소주를 몇병 마시고는 숙소로 들어와 잠을 청한다. 그런데 이게 '왠....!!!' 모기가 떼를 지어 윙-윙 거린다. 9월이 다 가는데....

 

 

 

 

 

2000년 9월27일

등산코스
라산 등산코스는 단 두곳뿐이다. 먼저 '성판악-정상-관음사'로 내려오는 코스와 반대로 '관음사-정상-성판악'으로 내려오는 코스.. 난 성판악-정상-관음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등산거리
라가는 길은 '성판악-사라악대피소(5.6Km)-진달래밭대피소(7.3Km)-정상 백록담까지(9.6Km)'-내려오는 길은 '정상-용진각대피소(1.9Km)-탐라계곡대피소(5.5Km)-관음사까지(8.7Km)' 총(18.3Km)

 

소요시간
라가는 시간은 '성판악-해발 1,500m인 진달래밭대피소(1시간50분)-해발 1,950m인 한라산 정상 백록담까지(3시간)'-내려오는 길은 '정상-관음사까지(3시간30분)' 총(6시간30분)

 

등산일기
벽 6시. 숙소에서 일어나 미리 부탁한 식당에서 갈치조림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도시락을 배낭에 넣고 시외버스터미날로 걷는다. 버스는 10분간격으로 있다는데 5.16도로를 통해서 서귀포를 가는 버스는 모두 성판악을 거친다. 6시40분 드디어 버스는 출발하고 용두암쪽으로 해서 시내를 벗어난다. 시내가 참 깨끗하게 청소 정리정돈이 되어있다. 목석원을 지나고 한라산 제1횡단도로인 5.16도로를 따라 우거진 숲속을 달려 드디어 목적지인 '성판악'에 도착한다.

 

침 7시20분. 성판악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성판악은 한라산 전체 높이 1,950m 중 해발 700m 정도 되는 곳으로 성판악코스는 경사가 완만하여 등산코스라기 보다는 산책코스라고 해야 맞을것 같다. 양쪽에 큰나무들로 숲이 우거져 있어 하늘이 안보인다. 능선도 계곡도 아닌 평지를 계속 걷는다. 지루하기 짝이 없는 코스라는 생각이 든다. 지루한 길을 계속 가는데 해발1,000m 마다 이정표가 되어 있고 약 1Km마다 지나온 거리와 가야할 거리를 표시하는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은 잃어버릴 염려가 전혀 없을것 같다. 처음엔 무성한 숲길이더니 올라가면서 하늘이 조금씩 트이더니 아주 키가 작은 대나무(?)숲길을 걷게 된다.

 

9시10분. 사라악 대피소를 거쳐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한다. 여기까지는 별 무리 없이 누구라도 올수 있는 아주 완만한 길이다. 연인들끼리 오손도손 사랑얘기 나누면서 손을 잡고 걸을수 있는 길.. 해발 1,500m에 위치한 이곳 진달래밭 대피소는 아름드리 진달래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진달래꽃이 피는 봄엔 이곳은 산 전체가 붉게 물들어 온통 피바다를 이룰것 같다. 꼭 한번 다시 오고 싶어진다. 이곳 대피소는 땅에서 부터 30-40Cm정도 높이의 판자나무로 마당을 만들어 운치를 더 한다. 이곳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이제겨우 9시10분인데 아침인지 점심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달래 대피소를 뒤로하고 산을 오르려는데 이정표 하나가 눈에띤다. '도시락 지참금지'..'아 그렇구나. 정상에서는 도시락을 못 먹게 하니까 이곳에서 먹고 가려는구나.' 이곳 한라산 등산은 여느 다른 산과 다른것이 하나 더 있다. 아침 9시30분 이후엔 등산을 할수 없다. 입장을 못하게 통제를 한다. 정상에서도 12시30분 이후엔 모두 하산을 해야한다. 날씨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이란다.

 

달래밭 대피소 부터는 조금은 오르막 길을 걷게되는데 양쪽으로 전나무가 즐비하다. 바위들이 뒤얽겨있고 하늘은 맑게 열려있다. 9시45분. 한라산 정상이 바라다 보이는 해발 1,750m인 정상 봉우리 밑에까지 도착을 한다. 여기에서 부터 백록담 까지 0.8Km라는 이정표가 서있다. 날씨가 좋아 모든 경치가 다 보인다. 0.8Km를 올라가는 길은 한라산 등산코스 중에서 제일 가파른 길이다. 그러나 이 길도 오르기가 너무 쉽다. 철로 침목같은 굵은마투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마치 외국영화에서나 보았던 아름다운 계단이다. 나무 한그루 없는 한라산의 마지막 오르는 길은 차라리 이국적인 멋을 풍기고 있어 낭만적이다. 정상부근에 노루 한마리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구나. 그런데 저 발아래에서 갑자기 구름이 덥쳐온다. 순식간의 일이다. '저기 보라'고 말을 할 틈도 없이 갑자기 단숨에 삼킬듯 달려드는구나. 그러더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린다. 암흑속에 갇혀있다가 갑자기 풀려난 기분이다. 가슴이 탁 트이는것 같은 느낌이다. 이것이 한라산의 변덕이렸다.

 

전 10시20분 드디어 해발 1,950m인 한라산 정상에 도착한다. 한라산 한 가운데 푹패인 분화구 안에 물이 고여있다. 이곳이 '백록담'이로구나. 천지와는 비교도 안되지 만은 그래도 물이 조금이나마 고여 있다는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평소에는 물이 없는데 이번에 비가 많이 와서 고였단다. 백록담 주변은 백두산 천지처럼 바위산으로 둘러 쌓여있다. 분화구 안쪽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 인부들은 보수공사를 하고 있고 헬기는 연신 돌을 나르고 있다. 멀리 제주 공항이 보이고 제주 앞바다가 보인다. 우리가 올라온 길 오른쪽으로는 완만한 경사에 풀이 크지를 못하고 바닦에 깔려있다. 한라산은 오로지 등산로 이외는 출입이 통제된다. 산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한라산이 너무 많이 망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11시 정각. 40분을 정상에서 보내고 나는 백록담을 뒤로하고 관음사 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언제 또 보랴. 걸으면서 사랑하는 연인을 두고 온냥 뒤를 돌아보고 또 뒤를 돌아본다. 내려가기 시작하는 길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낮은 풀밭이 아니라 아름드리 전나무 군락지다. 전나무 군락지 사이 사이로 돈 많은 사람의 정원에서나 봄직한 나무계단이 너무 운치있다. 사랑하는 연인들이라면 이곳은 그냥 지나칠수 없는 계단이리라. 구불구불해서 몇미터 앞에서도 뒤에서도 보이지가 않는다.

시 소설을 써본다. "사랑하는 연인이 한라산 정상에서 사랑을 언약하고 이 길을 따라 하산한다. 나무계단을 내려가면서 잔나무 숲속에 갇힌 연인은 분위기에 취해 사랑하는 사람의 허리를 살며시 감는다. 이내 힘을 더 한다. 뜨거운 체온이 전해져 온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두사람을 위한 길..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두사람은 꼭 껴안는다. 뜨겁고 찐한 키스를 나눈다. 어느새 두사람의 숨결은 거칠어 지고 육체는 뜨거워질대로 뜨거워진다. 불덩이가 된 두사람은 나무계단에 살며시 쓰러진다."

 

토록 너무 아름다운 길이다. 이곳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파른 길이 나타난다. 내려가기 조차 힘든 길이다. 올라오는 길과는 전혀 다른길..이 곳으로 올라온다면 너무 힘이 들것 같다. 그러나 내려오면서 한라산을 바라보는 경치는 한마디로 '끝내준다.' 올라오는 길에서 보는 경치와는 전혀 다르다. 가파른 산등성..우뚝솟은 기암괴석..예전에는 폭포수가 흘렀는지 지금도 남아있는 흔적..우거진 숲..모두가 전혀 다른 경치를 보여주는구나.

 

참을 걷다보면 지루한 평지같은 길을 한없이 걸어가게 된다. 토용진각대피소와 탐라계곡대피소를 지나고 하늘도 잘 보이지 않는 숲길을 지루하게 걷느다. 지루하게 걷다보면 드디어 관음사 주차장이 나온다. 정자에 앉아 등산화끈을 풀고는 제일 고생을 많이 한 발을 주물러 준다. '얘야, 고생이 많았다.' 이 곳에서는 내려갈수 있는 차가 없는것이 흠이다. 3-4Km를 걸어나가야 버스가 다니는 길이 나온단다. 어쩔수 없이 택시를 부르니까 약 20분쯤 지나서 도착을 한다. 한라산을 뒤로 하고 택시는 새내로 향한다. 시내에 도착해서 한라산을 바라다 보니 까마득하게 정상이 보인다.